차갑고 습한 사주

좋은 사주는 균형을 잘 이루는 사주라고 한다.
한난조습 음양오행이 잘 맞는 사주.
그래서 그 흐름이 좋은 사주를 좋은 사주라고 한다.

그리고 세운과 대운으로 어떤 운을 만나냐에 따라 운명도 삶도 정말 많이 달라진다고 하는거고.

난 태어나기를 정말 차갑고 습하게 태어났다.
우뚝 선 민둥산에 나무 하나없고 나의 지지또한 넓고 축축한 땅이다. 년월에도 물이 있지만 불과 빛은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그랬을까.
나는 따뜻한 이 나라에서 아주 잘 지내고 있다.
여전히 불안하고 막막하지만
큰 사건 사고 하나 없이 점점 더 발전하고 성장하는 내가 너무 좋은 걸.

그런데 나에게 유독 괴로웠던 문제가 남자 문제다.
지나치게 맞춰주려고 하고
지나치게 착하게 군다.
그러니 매력이 없지만 이게 나인걸.
그리고 나 좋다는 사람에게는 매력을 못느끼고 사랑받기를 거부한다.

어둡고 추운 경자년 신축년이 지나 앞으로 다가올 임인년이 기대되는 이유는 만물이 생성되고 자라나는 기분좋은 느낌이기 때문이다.

이미 사주가 아웃풋에 포커스 되어 있는데, 인풋이 제대로 들어오지 못했다는 느낌아닌 느낌이 가득하거든. 그래서 따뜻하고 자라나는 에너지와 기운이 보충되면 그게 나에게는 제일 좋은 개운법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하고.


요새 왜 이렇게 우울했나,
간단하게 말하면 내가 나를 인정하지 못해서 그런거지 뭐.

그냥 내가 그런 사람이란걸
내 스스로 인정해주면 그만이었는데
난 참 그게 어렵고 어려워하고 있고 어려워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