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태조 왕건은 죽는 순간
일체가 공허하고 또 공허하다 했다.
처음엔 그게 무슨 소리인가 했다.
참 허무하기도 할 것 같다. 그렇게 별볼일 없는 일들에 온 기력을 다하고 애쓰고 참고 살아온 삶에 마지막 순간 드는 감정이 아마 허무함이 아닐까.
그러다 곰곰히 내 죽음의 순간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살면서 했던 것들에 대해 나는 어떤 생각을 할까.
아무래도 왜 이렇게 집착하며 살았지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 같았다.
왜 주변 사람들에게 더 따스한 말한마디 건네지 못했을까, 나 살기 바쁘다고 왜 타인의 아픔을 외면했을까.
그렇게 재물을 모으기에 집착하지도 않았을텐데, 그렇게 내일을 위해 오늘을 참고 또 참지 않았을텐데. 조금 더 순간순간을 즐기고 느끼고 함께 나눴을텐데.
죽음의 순간에는
이대로 못죽어라는 집착보다는
그동안 참 행복했다라는 생각으로 그렇게 생을 마치고 싶다.
삶의 마지막에 내가 그럴 수 있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삶이 허무하고 공허할 것 같은 감정을 줄 것 같은 행동들이 뭘까 잘 생각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