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 10. 13.

    by. HappyDi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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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평범했던 날이었다. 오랫만에 한국에서 걸려온 고등학교 친구의 보이스톡에 반가운 마음이 앞서 아주 흥분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건너편에서 친구는 조금은 담담하게 그런데 차마 그 말을 입에 담을 수가 없어서 친구가 안좋은 선택을 했다는 말만 반복했다.

     

    소식을 듣고 울상을 지어야할지 어떤 말을 해야할지 고장난 로봇처럼 어떡해라는 말만 반복했다. 긴 휴가 후에 다시 돌아온 이 곳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는 상실감이라는게 이렇게 묵직하고 아프게 다가올거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던가, 그러기 앞서 그냥 소중한 사람을 잃을 수 있을거라는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텅빈 마음. 친구의 시계는 이렇게 멈췄지만, 여전히 잘 굴러가고 있는 세상이 너무 야속했다. 네가 없는 이 세상을 나 혼자 잘 살아간들 나는 기쁜 마음으로 잘 살아나갈 수 있을까? 모든게 다 부질없고 의미없다는 생각과 곧 잊혀질 존재라며 너무 아파하지 말라며 나를 위한다는 말들로 오히려 상처를 받았던 나날들. 9개월이 지난 지금도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다. 너는 잘 지내고 있을까, 그렇게 감성적이고 반짝반짝 빛나던 너였는데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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