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응형
★
연애를 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흔히들 말하는 자존감이 낮은 여자의 연애에 가까웠습니다. 내가 내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니, 그런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좋고 그런 연애가 좋았던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연애는 오래가는게 어려웠습니다. 저는 항상 사랑받기 위해 그 사람에게 예쁜 연인이 되고자 항상 노력했으니까요. 이러면 별로 안좋아하겠지? 이렇게 하면 별로인 여자친구겠지 스스로를 검열하며 그 사람이 원하는 사람이 되고자 했습니다. 그 과정에 저는 없었어요. 제가 어떤 사람인지는 중요하지 않았고 상대의 마음에 드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 뿐이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 지난 연애들을 생각해보면, 저는 제 욕망보다 외부의 프레임에 더 저를 끼워맞췄던 것 같아요. 그래서 연애를 할 때 항상 나다움이 없었어요. 나다운 모습을 보이면, 상대가 그 모습을 좋아하지 않을까봐 겁나는게 많았거든요. 결국 그 연애는 행복할 수가 없었어요. 거기엔 제가 없었거든요. 항상 소위 말하는 예쁜 여자친구가 되도록 열심히 따라하고 흉내냈어요.
그렇게 연애를 끝내고 혼자인 시간이 길어지면서 저는 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고 배워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제 자신을 인정하기 시작했어요. 나는 이런 사람이구나, 이럴 때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구나 나는 이런게 필요하구나 등등 이렇게 제 자신을 알아가고 채웠습니다. 이제는 누군가를 만나도 사랑받기 위한 연애를 하지 않을 자신이 생겼습니다. 내가 존재하지 않는 연애는 결국 상대를 맞춰주는 시간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도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 누군가와 연결이 되어야만 겨우 안심이 되는 그시절에 나는 사람을 소비했고 사랑을 속였고 나를 마모시켰다. 사랑을 할수록 누더기를 걸친 채로 구걸을 하는 거지의 몰골이 되어 갔다. 사랑이 사람을 그렇게 만들었다기 보다는, 나의 허접하고 경박한 외로움이 사랑을 그렇게 만들었다.
서로를 필요로 하며 부르고 달려오고 사랑을 속삭였던 시간들은 무언가를 잔뜩 잃고 놓치고 박탈당한 기분을 남기고 종결됐다. 그래서 지나간 사랑을 들춰보면 서럽거나 화가 났고, 서럽거나 화가난다는 사실에 대해 수치스러워 졌다. 어째서 사랑했던 시간의 뒷 끝이 수치심이어야 하는지, 그걸 이해하지 못했다.
*
어쩌면 좋은 사랑을 하기 위해서 이런 시간을 필요로 하는 걸 수도 있다. 사랑으로 가기 위한 하나의 의식을 오래토록 행하고 있는 중일 수도 있다. 경박한 외로움이 사랑을 망치게 하지 않으려고, 사랑을 망쳐서 사람을 망가뜨리고 나 또한 망가지는 일을 더이상 하지 않으려고, 무공을 연마하는 무예가처럼 무언가를 연마하는 중일 수도 있다. 집착하고 깨작대고 아둔하고 이기적인 사랑이 아니라, 든든하고 온전하고 예민하고 독립적인 사랑은 어떻게 가능한지를 알게 되는 게 지금은 나의 유일한 장래희망이다."
제가 좋아하는 최진석 교수님의 세바시 강의를 하나 소개하려고 합니다. 연애에 관련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내 내면의 욕망에 집중하라고 말하는 강의입니다. 결국 이 강의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고, 외부의 개념에 흔들리지 말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게 무엇인지 생각하라는 내용인 것 같아서 가져와봤습니다.
자신의 욕망에 집중하라 | 최진석 서강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 | 정체성 철학 인사이트 | 세바시 135회
https://www.youtube.com/watch?v=s0J8UDH4IJE
간단하게 강의 내용을 정리하자면, 체계의 노예가 되지 말자는 겁니다. 욕망이란 것은 비밀스럽게 자신에게 느껴지는 삶의 충동과 생명력, 자기만의 고유한 자발성, 나를 이끌고 가려는 의지이며 우리는 자신의 욕망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욕망을 부정하지 말자는 것인데요.
'자신의' 욕망에 집중하라 욕망은 철저하게 자기만의 것이다. 집단 속에서는 이성이 작동한다. 우리의 삶은 지식을 증가시키고 경험의 폭을 늘려나가는 과정이다. 지식의 증가와 경험이 늘어남에 따라 과연 정말 자유롭고 행복한가? 지식은 좋은 것, 하지만 우리는 지식을 손안에 놓고 다루는 것이 아닌 지식의 지배를 받고 있다. 지식은 무엇인가는 우리가 '어떻게 살 것인가'에 근본적으로 닿아있다.
개념 concept
자기가 하고 싶은 만큼 손안에 세계를 잡아서 남겨 놓는 것. '개념을 파악한다' 공통의 것만 남겨져 있다. 모든 지식은 개념의 형태로 되어있고 출발점부터 제한되어 있다.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삶을 영위하고 있다고 자신하는가
예를 들어 '노래를 잘한다'를 생각해보자. 노래라는 개념은 무엇이고, 잘한다는 것은 이런 것을 의미하는데, 나는 그 체계에 해당하는 노래를 하지 못하니, 나는 노래를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지 않고 체계의 노예로 존재하기 때문에 체계속의 이성적 존재로 참여하는한 자신은 행복할 수 없다. 체계를 벗어나, 체계를 이루는 집단에서 한발 물러나서 온전한 자신을 대면하여, 자신을 움직이는 힘. 그것이 바로 욕망이라는 것. 욕망이 긍정되지 않고 사랑하지 않는다면 자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 이 세상은 도대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바람직한 일을 하면서 살고 있는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있는가.
좋은 일을 하면서 살고 있는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있는가.
내가 내 삶의 주인으로 살 것인가, 내가 체계의 수행자로 살 것인가
자신이 선택해야할 몫이다.반응형'일상 > 연애에 관하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애에서 가장 최우선인것은 (0) 2022.07.25 연애 마스터가 되는 법? -김달/연애학개론 (0) 2022.07.25 남자복 없는 사주? (0) 2022.02.01 여자의 사진, 사진찍을 때 포즈와 팁 (1) 2021.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