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응형
나는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났어. 조제는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 사람들이 버린 책들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구경하는 조제. 우연처럼 그의 앞에 나타난 영석은 장애를 갖고 있지만 당당히 자신에게 반말을 하는 어린 여자 조제가 자꾸만 신경쓰인다.
조제와 함께하는 시간들이 길어지면서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게 되고, 수많은 책들을 읽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소설 인물의 이름을 자신의 이름처럼 쓰고 호랑이를 보았다며, 우리아빤 강력반 형사였다는 둥 조제가 그렇게 본인이 만든 세계에 갇혀 사는 것을 발견한다.
조제는 자신의 깊어진 감정 탓인지 영석이 불편하다고 했다. 더 이상 오지말라고. 자신의 영역에서 그를 자꾸 밀어내려고 한다. 하지만 조제는 영석이 좋고 그와 함께있는 시간이 싫지는 않다.
아직 어리숙한 사랑을 하는 영석과 덤덤하고 성숙하게 그를 놓아주는 조제. 이들이 현실에서 이어나갈 사랑은 그리 쉬운 것은 아니었으니까.
겨울의 새하얀 이미지와 특유의 영상미가 돋보였던 영화. 영화는 사건보다는 인물들의 감정으로 전개된다.
조제는 자신만의 세계 속에서 영석을 만들어낸다. 그렇게 영석과 스코틀랜드에 가고, 영석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우리는 물고기가 갇혀있다고 생각하지만 물고기는 우리가 갇혀있다고 생각할거야.
사람들은 조제를 동정하고 조제가 이상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어떤 위치에서 상대를 바라보느냐에 따라 갇혀있는 사람이 물고기가 아니라 사람이라 생각될 수 있는 것 처럼, 갇혀있는 것은 조제가 아니라 다름아닌 현실의 우리가 아니었을까.
조제감독김종관출연한지민, 남주혁개봉2020.12.10.
조제를 생각나게 했던 구절.
반응형'일상 > 책과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직도 가야할 길, 그리고 저 너머에 (0) 2021.07.03 영화 서복 후기 (0) 2021.04.25 [영화] 색계 - 개인, 그리고 여성의 희생 (0) 2020.05.25 [영화] 윤희에게 - 나의 새로운 겨울 영화 (0) 2020.05.25 [영화] 살아간다는 것 活着 장예모 감독, 공리 주연 (0) 2019.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