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 8. 5.

    by. HappyDi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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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은 부와 명예가 아니라 내 곁의 사소한 사람들, 가족과 친구와 연인과 동료들이라고 지혜로운 사람들은 말해주었지만, 이 말의 의미를 진정으로 이해할 만큼 우리가 성숙했을 때, 그들은 곁에 남아있지 않았다. 

    시간은 가고, 우리는 배회하고, 관계는 돌이키기 어려워져, 아쉬움과 안타까움만을 남긴 채 삶은 침묵을 향해 저물어간다. 삶이 비극인 이유는 온전히 시간 때문이다. 타인의 의미를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을 무렵, 우리는 동시에 이별을 맞이해야한다. 11P

     

    한 가지에 모든 것을 거는 이가 실패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것은 포기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중간 어딘가에서 자신의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도 그것을 인정할 수가 없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만약 자신의 선택이 잘못이었다고 인정하면 지금까지 투자한 시간과 노력과 비용과 정성이 모두 헛수고가 되고 말기 때문이다. 그것은 나의 선택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말고의 문제를 넘어선다. 그것은 고집의 문제가 아니라, 더 이상 재기할 수 없음의 문제가 된다. 92P

     

     

     

    '세계'는 언제나 '자아의 세계'다. 객관적이고 독립된세계는 나에게 결코 드러내지 않는다. 나는 내가 해석한 세계에 갇혀 산다. 이러한 자아의 주관적 세계, 이 세계의 이름이 '지평'이다. 지평은 보통 수평선이나 지평선을 말하지만, 서양철학에서는 이러한 의미를 조금 더 확장해 자아의 세계가 갖는 범위로 사용한다. 즉, 지평은 나의 범위인 동시에 세계의 범위다. 우리는 각자의 지평에서 산다. 42P

     

     

     

     

     

    하나의 확고한 진리관을 가진 이에게는 그 세계 밖의 것들에 대해 말할 때 주의해야함을 말이다. 156P

     

    독서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한글이 아니라 선체험이다. 우리는 책에서 무언가를 배운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다. 우리가 앞서 체험한 경험이 책을 통해 정리되고 이해될 뿐이다. 178P

     

    만약 용기를 내어 빼어든 몇 권의 고전이 생각보다 읽히지 않고 어렵게 느껴진다 하더라도 당황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그 책이 대단한 무엇이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그 책이 당신의 체험보다 앞서 도착했기 때문이다. 가까운 시기에 자연스럽게 도래할 당신의 체험이 언젠가 그 고전을 다시 펼쳤을 때 당신을 어려움 없이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할 것이다. 181P

    *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고민에 대한 단서를 주는 책들, 저자가 마하는 것과 같이 내가 선경험이 있는 분야에 관한 책은 나에게 더 큰 의미로 다가오는 것이다.

     

    책은 불안을 잠재운다. 당신도 느꼈을 것이다. 세상 사는 일에 치이고 머릿속이 복잡하고 신경이 예민해져 있을 때, 책 읽을 겨를이 없다며 핑계댈 것이 아니라 도서관에 가서 몇권을 골라보자. 그리고 안 읽히는 책은 쉽게 지나쳐 보내고, 힘들이지 않고도 읽히는 책을 힘들이지 않고 읽어보자. 그 짧은 시간동안 마음의 불안은 점차 가라앉고 머릿속의 안개는 조금씩 걷히게 될 것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당신의 내면을 가득 채우고 있던 체험들의 엉킨 실타래가 풀리며 언어로 정리되기 때문에.

    ** 내 감정과 생각들을 정리하는 시간이 꼭 필요한 이유

     

     

    그래서 행운이다. 당신이 충분히 나이 들었다는 것은. 서른을 넘기고, 마흔을 넘기고, 노동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사회의 부조리와 대면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돌보고, 이별하고, 삶의 누추함과 고통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 그것은 당신이 이제야 비로소 인류가 오랜 시간에 걸쳐 남겨온 보석 같은 고전들을 읽을 준비가 끝났음을 뜻하기 때문이다.183P

    * 경험해봤기에 존재만으로 타인에게 위로가 될 수 있고, 해줄 수 있는 말이 많으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고따미가 죽음의 얼굴을 대면하고 그 너머를 보았던 것처럼, 우리는 불편을 감수하고 상실과 소멸에 대해 말해볼 것이다. 207P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따. 어떤 할머니들은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와서는 자기 냄새를 맡아본다는. 아무도 자신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 이유가 혹시나 몸에서 냄새가 나서는 아닌지 확인해본다는 것이다. 모든 상실의 과정이 결국 나의 상실로 귀결되는 것이었다는 이 받아들이기 힘든 쓸쓸함. 한때 우리는 세상의 주인공이었고 때로는 세상의 관심이 귀찮다고 느꼈었지만, 세상은 언제 그랬냐는 듯 소모되어가는 우리를 그대로 방치할 것이다. 209P

     

    우리는 세계의 선후 관계를 상정하고 마음을 놓는다. 세계는 개별적 개체들보다 앞서 있다. 이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러한가? 정말 나보다 세계가 앞서 있는가? 나 이전에도 세계가 있고, 나 이후에도 세계가 지속되는 것인가? 그렇다고 확답하기에는 무언가 아쉬움이 남는다.238P

     

    세계가 물리적 대상이 아님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사례는 빛의 문제다. 빛은 나의 경험 세계를 구성하는 가장 근원적인 요소다. 모든 사물에는 표면이 있고, 그 표면의 실체는 빛이 만들어내는 색채다. 이렇게 바꿔 말할 수 있디. 세계란 무엇인가? 그것은 색이고 빛이다. 세계의 실체가 빛임을 이해하는 것은 진실에 이르는 커다란 발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2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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